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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자비와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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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도톨 2019. 11. 1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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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설교 본문]

열왕기상 2장

36. ○왕이 사람을 보내어 시므이를 불러서 이르되 너는 예루살렘에서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 거기서 살고 어디든지 나가지 말라
Then the king sent for Shimei and said to him, "Build yourself a house in Jerusalem and live there, but do not go anywhere else.
37. 너는 분명히 알라 네가 나가서 기드론 시내를 건너는 날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니 네 피가 네 머리로 돌아가리라
The day you leave and cross the Kidron Valley, you can be sure you will die; your blood will be on your own head."
38. 시므이가 왕께 대답하되 이 말씀이 좋사오니 내 주 왕의 말씀대로 종이 그리 하겠나이다 하고 이에 날이 오래도록 예루살렘에 머무니라
Shimei answered the king, "What you say is good. Your servant will do as my lord the king has said." And Shimei stayed in Jerusalem for a long time.

[금요 새벽 설교 최우윤 목사]

<하나님의 자비와 심판>

시므이는 사무엘하 16장 5절 “다윗 왕이 바후림에 이르매 거기서 사울의 친족 한 사람이 나오니 게라의 아들이요 이름은 시므이라 그가 나오면서 계속하여 저주하고”에서 다윗을 저주하는 장면으로 성경에 첫 등장을 합니다.
우리는 변하지 않는 시므이라는 한 인물을 통해서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자비와 심판과, 아울러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시므이가 다윗을 저주하는 엄청난 행동을 하게 된 것은 결코 시므이가 대범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나귀에 식량을 싣고 요단으로 떠나는 다윗과, 젊고 야망이 넘치는 압살롬 사이에서 시므이는 압살롬의 줄을 선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 왕이 비록 반란군에 의해 고초를 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왕이고, 심지어 압살롬의 친아버지입니다.
한낱 시므이와 같은 자가 저주하고, 돌을 던지며, 이 같은 모욕을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첫 번째 하나님의 자비가 임합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마음을 만지셔서, 누구라도 당연스럽게 진노하고 죽음을 자초할만한 이 행동에 대해 다윗으로 하여금 시므이를 치게 하시지 않고 그를 살려주십니다.
다윗은 이 시므이의 말을 하나님께서 자신을 책망하시는 것이라 여기고 그를 그대로 두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시므이는 다윗이 그를 살려둔 것을 하나님의 자비라 여기지 못하고, 그를 그대로 지나는 다윗을 끝까지 따라가면서 저주하며 보냅니다.
이런 시므이를 움직인 것은 진심 어린 회심이 아니었습니다.

시므이는 압살롬이 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요단강을 건너려는 다윗 왕 앞에 엎드려서 사무엘하 19장 19절, “왕께 아뢰되 내 주여 원하건대 내게 죄를 돌리지 마옵소서 내 주 왕께서 예루살렘에서 나오시던 날에 종의 패역한 일을 기억하지 마시오며 왕의 마음에 두지 마옵소서”. 시므이는 승자 앞에, 강자 앞에, 급히 무릎을 꿇습니다. 성경은 기묘하게 시므이가 꿇은 무릎이 회개가 아니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때, 시므이를 향한 하나님의 두 번째 자비가 임합니다. 시므이로부터 그토록 모욕을 받고도 다윗 왕이 그를 용서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23절 말씀을 보시면, “왕이 시므이에게 이르되 네가 죽지 아니하리라 하고 그에게 맹세하니라”. 이번에도 다윗은 시므이를 가만두지 말라는 신하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그를 살려줍니다.
비록 연약하고 때로 비열하며 악한 시므이를 향한 하나님의 자비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자비는 우리가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넘치도록 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 돌이키지 않은 우리의 삶이 모두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다윗이 노쇠하고 솔로몬에게 자신의 왕위를 물려주어야 하는 열왕기상 2장 8~9절 말씀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바후림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시므이가 너와 함께 있나니 그는 내가 마하나임으로 갈 때에 악독한 말로 나를 저주하였느니라 그러나 그가 요단에 내려와서 나를 영접하므로 내가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여 이르기를 내가 칼로 너를 죽이지 아니하리라 하였노라 그러나 그를 무죄한 자로 여기지 말지어다 너는 지혜 있는 사람이므로 그에게 행할 일을 알지니 그의 백발이 피 가운데 스올에 내려가게 하라”.
다윗은 시므이가 악하고, 언제든지 변절하며, 거짓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니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시므이를 그냥 두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이 유언을 보면 솔로몬이 왕위를 계승하자마자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이 시므이를 처형하는 것이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이해할 수 없는 자비를 시므이에게 베푸십니다.
오늘 본문 열왕기상 2장 36~37절에 보시면, “왕이 사람을 보내어 시므이를 불러서 이르되 너는 예루살렘에서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 거기서 살고 어디든지 나가지 말라 너는 분명히 알라 네가 나가서 기드론 시내를 건너는 날에는 반드시 죽임을 당하리니 네 피가 네 머리로 돌아가리라”.

하나님의 세 번째 자비가 시므이의 인생 가운데 임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시므이에 관한 사건이 기록될 때에는 어디에도 하나님이 등장하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시므이가 하나님을 찾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한 번도 찾지 않은 시므이라는 한 인물에 대해서 말없는 자비만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런데 시므이에 관한 기록 중 유일하게 하나님이 등장하시는 대목이 42~43절 말씀입니다.
“왕이 사람을 보내어 시므이를 불러서 이르되 내가 너에게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게 하고 경고하여 이르기를 너는 분명히 알라 네가 밖으로 나가서 어디든지 가는 날에는 죽임을 당하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도 내게 말하기를 내가 들은 말씀이 좋으니이다 하였거늘 네가 어찌하여 여호와를 두고 한 맹세와 내가 네게 이른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느냐”.

시므이는 많은 시간과 사건들 앞에서도 하나님을 찾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을 통해 최후통첩을 하십니다.
그러나 시므이는 불과 3년 만에 이 약속을 어깁니다.
우리가 하나님에 의지해서 살아간다고는 하지만은, 끝까지 하나님께 맡기지 않은 어떤 부분도 또한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순간 가운데 시므이와 함께 하셨듯이 우리와도 늘 함께 하시지만, 우리가 찾아야 할 순간에만 하나님을 찾는 것도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시므이가 떠나지 않기를 바라셨지만 벗어나고 싶은 내재된 욕망이 시므이를 떠나게 했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통치 안팎을 우리 안의 욕심과 옛 자아로 위태롭게 넘나듭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시므이의 심판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오늘도 우리의 삶 곳곳에서 우리를 바라보시며 하나님을 찾기를 원하시는 사랑과 자비의 메시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에게 펼쳐지는 하루의 모든 순간과 모든 사건과 모든 상황에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 안에 들어오는 모든 생각과 모든 마음과 모든 소망을 아십니다.

그 하나님께 우리에게 주시는 오늘 하루 전체를 온전히 맡기고, 모든 순간 동행하시기를 간구하며 나아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