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법도를 지키면

[새벽 설교 본문]

열왕기상 9장

1. 솔로몬이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 건축하기를 마치며 자기가 이루기를 원하던 모든 것을 마친 때에
When Solomon had finished building the temple of the LORD and the royal palace, and had achieved all he had desired to do,
2. 여호와께서 전에 기브온에서 나타나심 같이 다시 솔로몬에게 나타나사
the LORD appeared to him a second time, as he had appeared to him at Gibeon.
3.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네 기도와 네가 내 앞에서 간구한 바를 내가 들었은즉 나는 네가 건축한 이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내 이름을 영원히 그 곳에 두며 내 눈길과 내 마음이 항상 거기에 있으리니
The LORD said to him: "I have heard the prayer and plea you have made before me; I have consecrated this temple, which you have built, by putting my Name there forever. My eyes and my heart will always be there.
4. 네가 만일 네 아버지 다윗이 행함 같이 마음을 온전히 하고 바르게 하여 내 앞에서 행하며 내가 네게 명령한 대로 온갖 일에 순종하여 내 법도와 율례를 지키면
"As for you, if you walk before me in integrity of heart and uprightness, as David your father did, and do all I command and observe my decrees and laws,
5.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말하기를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한 대로 네 이스라엘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려니와
I will establish your royal throne over Israel forever, as I promised David your father when I said, `You shall never fail to have a man on the throne of Israel.
6. 만일 너희나 너희의 자손이 아주 돌아서서 나를 따르지 아니하며 내가 너희 앞에 둔 나의 계명과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고 가서 다른 신을 섬겨 그것을 경배하면
"But if you or your sons turn away from me and do not observe the commands and decrees I have given you and go off to serve other gods and worship them,
7. 내가 이스라엘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에서 끊어 버릴 것이요 내 이름을 위하여 내가 거룩하게 구별한 이 성전이라도 내 앞에서 던져버리리니 이스라엘은 모든 민족 가운데에서 속담거리와 이야기거리가 될 것이며
then I will cut off Israel from the land I have given them and will reject this temple I have consecrated for my Name. Israel will then become a byword and an object of ridicule among all peoples.
8. 이 성전이 높을지라도 지나가는 자마다 놀라며 비웃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무슨 까닭으로 이 땅과 이 성전에 이같이 행하셨는고 하면
And though this temple is now imposing, all who pass by will be appalled and will scoff and say, `Why has the LORD done such a thing to this land and to this temple?
9. 대답하기를 그들이 그들의 조상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버리고 다른 신을 따라가서 그를 경배하여 섬기므로 여호와께서 이 모든 재앙을 그들에게 내리심이라 하리라 하셨더라
People will answer, `Because they have forsaken the LORD their God, who brought their fathers out of Egypt, and have embraced other gods, worshiping and serving them -- that is why the LORD brought all this disaster on them."

[금요 새벽 설교 정성엽 전도사]

<하나님의 법도를 지키면>

오늘 함께 봉독하신 말씀으로 하늘아버지의 은혜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길 바랍니다.

솔로몬 시대, 거의 3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솔로몬의 시대라는 말은 부귀와 영광의 상징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조선 시대, 3단합체 무덤, 고인돌이 등장하고 있던 당시에, 솔로몬은 당대 최고의 건축자재를, 바닷길로 공수하여, 전설에나 나올법한, 금빛 찬란한 건축물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중국과 한반도에서는, 청동으로 만든 칼을 가지고 하늘에 제사하는데 사용하고 있던 때였는데, 솔로몬은 청동검 정도는 쉽게 잘라버릴 수 있는 강력한 철제무기를 실전에 배치해서 이스라엘 전군을 무장시키고 있었습니다.

어제 살펴본 본문에서는 성전봉헌식을 올렸는데, 이때 불살라버린 소가 2만 2천마리, 양이 12만 마리였다고 나옵니다. 제가 군에서 간혹 중대 회식을 위해서 돼지를 잡아봤는데, 돼지 한 마리 잡으면 군인 100명이 먹고도 남았습니다.

그런데 소 한 마리 잡으면, 곰탕용 꼬리와 뼈는 별도로 치고, 1인 200g 기준으로 7~800인분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제 본문에서 잡은 고기의 양은, 소고기로만 천만명, 무려 천만명의 사람들에게 1.5인분씩 먹일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천만명은, 이집트를 포함한, 당시 이스라엘 주변 고대사회 전체를 합한 인구에 해당합니다.

백성들의 한끼를 해결하는 것이 왕의 지극한 임무였던 고대시대에, 솔로몬의 치세는, 상상을 불허하는 풍요로 가득한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의 전후로 이 솔로몬의 영화는 절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1절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솔로몬이 여호와의 성전과 왕궁 건축하기를 마치며 “자기가” 이루기를 원하던 “모든” 것을 마친 때에.”

하나님 앞에 자신의 부족함을 절감하면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지혜를 구했던 풋내기 왕이었던 솔로몬이, 이제는 “자기”의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가지고, 그것을 모두, 완벽하게 성취해 낼 수 있는, 재위 24년차의 노련한 왕이 되어 있었을 때입니다.

이스라엘 왕국은, 고금을 막론하고 비할 데 없을 만큼 강성하고 풍요로웠고, 선대왕부터 이어온 꿈을 이루어, 마침내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하는 성전봉헌식을 치렀습니다.
왕국의 영광이 절정에 달했던 순간, 하나님께서는 풋내기 시절에 나타나셨던 것처럼 솔로몬에게 다시 나타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앞선 열왕기상 3장에서 솔로몬에게 처음 나타나셨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나타나십니다.
성경 기록에는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에게 4차례 나타나셨는데, 따뜻한 분위기로 나타나신 건 처음뿐이고, 이후 2차례는 냉냉한 분위기로, 마지막에는 무서운 심판자로 나타나셨습니다.

오늘 본문 읽으시면서 “아! 우리 하나님, 참 따뜻하시다!”라고 느끼신 성도님 계십니까?
20년간 열심히 하나님의 전을 짓기 위해 헌신했는데, “내 집을 지어주느라 참 수고했다. 고맙다” 오늘 본문 말씀 중에는 이런 내용은 물론이고 비슷한 뉘앙스조차 없습니다.
그저 조건부 계약. 네가 이것을 하면, 내가 저것을 주겠다. “성전 봉헌식 때 네가 한 기도를 들어준다. 네가 원하는 대로 성전에 나의 이름을 두긴 하겠는데”... 그 다음부터는 철저하게 계약의 내용입니다. 심지어는 계약 안 지키면 이 성전도 내 눈앞에서 치워버리겠다고 단도리를 치십니다.

지난 24년간 당시의 인류가 구현해낼 수 있는 최고의 정치, 경제, 행정 시스템을 구축해서 놀라운 효율성으로 빈틈없이 일하여, 전 세계적 랜드마크가 될 만한 성전을 완공한 솔로몬이지만, 풋내기 시절에 비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진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동시대 최고의 현자들조차 그 지혜를 배우기 위해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오게 한 지혜의 소유자, 스승들의 스승이었던 솔로몬에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어린아이조차 다 알만한 기본기를 다시 가르치고 계신 것입니다.

“다윗처럼 마음을 온전히 하고 내가 명령한 대로 순종하라.”

이런 측면에서 솔로몬의 지난 24년간의 치세는 그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서는 실패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솔로몬 개인의 실패로만 볼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에게는 왕이라는 제도 자체가 이미 태생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실패한 제도였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상 8장에 보면 이스라엘의 왕정제도의 기원이 적혀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당시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정치트렌드에 따라 왕정제도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관점으로 볼 때는 부족연맹 국가체제에서 중앙집권형 국가체제로의 이행은 당연한 역사 발전의 수순이지만, 적어도 하나님께서 직접 통치하시기로 정하신 이스라엘에게 있어서는,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었습니다.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사사였던 자신을 대신하여,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하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인해서 낙심하고 있자, 하나님께서는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십니다.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무도한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아들여, 왕을 세우도록 허락해 주십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직접 다스려오시던 이스라엘의 신정통치 체제가, 이스라엘 백성이 원하는 왕정체제로 변하게 된 순간에, 어쩌면 이스라엘 왕국은, 정해진 패망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솔로몬은, 어쩌면 인본통치 체제의 정점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방법이 가진 한계치를, 극명하게 보여준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방법은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하나님의 일을 이룰 수 없습니다.
인본적인 방법의 최고 정점조차, 하나님 앞에서는 어린아이도 알고 있는 기본기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오늘 본문에서 솔로몬에게 하신 약속은, 엄포가 아니었습니다.
솔로몬 때부터 천년동안, 예루살렘 성전은 세 차례 지어지고 세 차례 무너집니다.
역사를 통해 무섭도록 정확하게 실행되었습니다. 제아무리 최고의 기술과, 제도와, 자재로 지어진 성전이라 할지라도,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자기의 이름을 거두시면, 멸망이 예정된 공허한 건물일 뿐인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아닌 “자기”가 원하는 바를 다 이루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를, 기본부터 다시 가르치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원하셨던 것은, “이방의 빛”으로서의 사명이었습니다.

본문 7절에서 9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실패와 수치, 심지어는 성전의 파괴까지도, 여호와 하나님의 뜻과 능력을, 이방세계에 나타내시는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통해서 이방에게 비취고자 하셨던 빛은, 강성한 국력을 바탕으로 지은, 금빛 찬란한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이름을 두신 성전을 부수는 한이 있더라도, 하나님과 그 분의 백성 사이에, 지켜져야 할 “관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자 하셨습니다.

이방의 빛으로 선발 된 자들은, 다른 무엇도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 자체에 집중하여야 합니다.
설령 성전을 짓는 것과 같이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과의 관계 자체에 문제가 생길 때, 그것은 더 이상 하나님의 일이 아닌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오늘 본문을 통해서 저와 성도님들께서 마음에 품으셔야 할 단 한 가지 주제가 있다면, 바로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다윗은 소천하기 직전까지도, 끊임없이 실수에 실수를 반복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으로 인정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마음 속 중심을 신뢰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신뢰가 있다면 계약서는 필요가 없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공증을 왜 합니까?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닙니까? 계약서는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작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중심으로 신뢰하는 관계는 변개치 않는 사랑의 관계로 성장해 가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열왕기상 3장 3절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열왕기상 3장 3절, 찾으셨으면 함께 읽겠습니다.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의 아버지 다윗의 법도를 행하였으나 “산당”에서 제사하며 분향하더라”

풋내기 솔로몬은 산당에서 예배했지만,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모든 영광으로 지어진 성전을 봉헌하였을 때, 솔로몬과 하나님의 관계는 24년 전의 관계에 비해 오히려 더 썰렁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지으면서도, 하나님과의 관계는 오히려 식어간, 3천년전 예루살렘에서 벌어졌던 이 기이한 일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종종 경험됩니다.

이 자리에서 설교를 하든, 교회 안팎으로 봉사를 하든, 하나님의 일은, 그것을 통해서 먼저, “내 자신이”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로 들어가는 길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나님과 친한 관계가 무엇인지, 내가 먼저 삶으로 경험하고 누려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참을 수 없는 기쁨과 감사와 평안과 자유의 마음이 가득하고, 도무지 피할 수 없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내 마음 여기, 저기서 솟아나게 될 때, 세상은 나를 이방의 빛으로 알아보게 되며, 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임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이 시간, 나와 하늘아버지와의 관계를 점검하는 시간을 갖길 원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하늘아버지 자체를 사랑하고 있는지,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고, 하늘아버지께 긍휼을 구하는 시간을 갖기를 원합니다.

하늘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게 되기를, 간절히 구하시길 바랍니다.

하늘아버지께서 각자에게 주셨던 기쁨들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시간되기를 바랍니다.

하늘아버지께 드렸던 감사의 기억들이, 생수처럼 솟아오르는 시간되기를 바랍니다.

이 시간 하늘아버지께서 주시는 평안과 자유로 충만해지시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어떤 기도제목에 앞서, 먼저 내 자신이 충만해지길 간구하여 응답받는 시간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