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설교 본문]
열왕기상 10장
14. ○솔로몬의 세입금의 무게가 금 육백육십육 달란트요
The weight of the gold that Solomon received yearly was 666 talents,
15. 그 외에 또 상인들과 무역하는 객상과 아라비아의 모든 왕들과 나라의 고관들에게서도 가져온지라
not including the revenues from merchants and traders and from all the Arabian kings and the governors of the land.
16. 솔로몬 왕이 쳐서 늘인 금으로 큰 방패 이백 개를 만들었으니 매 방패에 든 금이 육백 세겔이며
King Solomon made two hundred large shields of hammered gold; six hundred bekas of gold went into each shield.
17. 또 쳐서 늘인 금으로 작은 방패 삼백 개를 만들었으니 매 방패에 든 금이 삼 마네라 왕이 이것들을 레바논 나무 궁에 두었더라
He also made three hundred small shields of hammered gold, with three minas of gold in each shield. The king put them in the Palace of the Forest of Lebanon.
18. 왕이 또 상아로 큰 보좌를 만들고 정금으로 입혔으니
Then the king made a great throne inlaid with ivory and overlaid with fine gold.
19. 그 보좌에는 여섯 층계가 있고 보좌 뒤에 둥근 머리가 있고 앉는 자리 양쪽에는 팔걸이가 있고 팔걸이 곁에는 사자가 하나씩 서 있으며
The throne had six steps, and its back had a rounded top. On both sides of the seat were armrests, with a lion standing beside each of them.
20. 또 열두 사자가 있어 그 여섯 층계 좌우편에 서 있으니 어느 나라에도 이같이 만든 것이 없었더라
Twelve lions stood on the six steps, one at either end of each step. Nothing like it had ever been made for any other kingdom.
[수요 새벽 설교 정성엽 전도사]
<금으로 두른 궁전>
오늘 본문의 내용을 문자적으로 요약하면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예루살렘을 금으로 뒤덮었더라’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매년 세금으로 금 666탈란트, 문자적으로 계량을 해보면 22.6톤, 요즘 금값을 적용하면 1조가 훌쩍 넘습니다. 장식용 방패에 들어간 금의 무게는 도합 1.9톤 정도, 50만명의 아기들에게 통 크게 한돈 짜리 돌반지를 맞춰줄 수 있습니다. 이외에 본문에 적혀있는 금으로 입힌 상아왕좌, 금식기, 원근 각처에서 들어오는 공물에 무기까지, 본문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이것이 과연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인지 아니면 전설 따라 삼만리인지 모호할 정도입니다.
솔로몬은 마침내 온 나라를 금으로 뒤덮어 버렸습니다.
가나안 정착 이후 철따라 다양한 주변국가들에게 두들겨 맞으며 숨죽이며 살아왔던 이스라엘은 이제 이집트나 히타이트와 같은 당대 최강국에도 능히 맞설만한 군사력까지 보유하였습니다. 다윗시대까지는 농경과 유목에 국한되어 있었던 경제구조에서, 남으로는 이집트, 동으로는 아라비아 반도, 북으로는 시리아 계열의 강대국들과, 서쪽으로는 지중해 넘어 서유럽까지 동서남북 사방을 잇는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등극하고 있습니다.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최초로 막대한 양의 잉여자원을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만나와 메추리로 배를 채우며, 아무리 걸어도 떨어지지 않는 신발 한 켤레를 신고 광야길을 걸었던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상전벽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묘사되는 금으로 뒤덮힌 새로운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뭔가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특히 가나안 입성 전에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야 할 하나님의 법을 기록해 놓은 신명기에는 오늘 본문의 예언격인 섬뜩한 경고가 나와 있습니다.
신명기 17장 16절과 17절 “그, 왕은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후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말 것이라 하셨음이며 왕에게 아내를 많이 두어 그의 마음이 미혹되게 하지 말 것이며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
하나님께서 특정까지 해놓으시며 금지한 명령임을 고려하면, 솔로몬은 길을 잘못 가도 한참 잘못 가고 있어 보입니다. 하나님에게로 향해있던 솔로몬의 시선은 점차 화려한 부에게로 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윗의 마음을 기쁘게 받으셔서 그 자손 솔로몬에게까지 허락하신 하나님의 축복으로 솔로몬은 예루살렘을 황금의 성으로 바꾸어 놓았고 거기에 엄청난 양의 돈과 병기를 쌓아두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본문을 읽으면서 솔로몬이 이룩한 이 금속도시 예루살렘을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궁금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엄청난 양의 금, 주체할 수 없는 부를 어떻게 바라보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복음서들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법칙을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 주셨는데 마태복음 13장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또 비유로 말씀하시되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예수님께서 설명하신 하나님 나라의 법칙은 덧셈 개념보다는 제곱의 개념, 양적기준보다는 질적기준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겨자씨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지만 하나님께서 키우시면 새가 깃들어 앉아 쉴 수 있을 정도로 큰 나무가 됩니다.
티끌 같은 양의 누룩이라도 엄청난 부피의 밀가루를 부풀어 오르게 합니다. 이 땅에 침투해 있는 천국은 비록 안 보일 정도로 작아 보여도 양적개념을 초월해 버리는 무한대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옥토 비유에서도 결실의 크기는 땅을 뚫고 올라오기 위해 들인 노력이나 가시덤불을 헤쳐나오기 위한 수고들을 더한 총량이 아닌 하나님께서 주시는 대로 30배 60배 100배로 불어납니다.
가난한 과부가 드린 두 렙돈은 겨우 곡식가루 한줌 살 수 있는 적은 돈이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를 보시고 “이 가난한 과부가 연보궤에 넣는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도다”고 선언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설명해주신 하늘나라의 법칙은 인간의 상식적과는 전혀 다릅니다. 질적으로 순수하기만 하면 양은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100배가 아니라 무한히까지 더하실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환상과 같은 엄청난 부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 환상일 뿐입니다.
솔로몬이 상아로 만들어 금칠한 옥좌라 해봤자 지금 우리 성도님들이 앉아서 예배드리시는 인체공학적 설계의 목민홀 의자보다 더 편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타고 온 자동차를 몰고 솔로몬 시대로 가면 솔로몬은 자기 왕궁과 차를 바꾸자고 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솔로몬조차 결코 다달하지 못했던 극치 호사를 오늘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화려한 문명 역시 조만간 도래할 날아다니는 자동차 시대의 기준에서 보면 구닥다리 시대의 유산일 뿐입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절정의 부라는 것은 결국 상대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허망한 관념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하나님 앞에서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의 행적 하나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열광하는 오병이어의 기적,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빵 다섯 덩이로 장정 5천명을 먹이신 이 기적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요? 담임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잠시 언급하신 적도 있는데, 어린아이 포함 1만명 분 도시락으로 추산하면 사실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닙니다.
생선자반 도시락? 개당 얼마나 하려나요?
오늘날의 돈으로 환산해 보면 오병이어 기적의 가치는 많이 잡아도 5천만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감히 어떤 사람도 오병이어 기사를 이런 방식으로 계량화 하지 않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사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감동을 지난 2천년간 인류에게 전해왔습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양으로는 측정될 수 없는 불변의 감동은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 지치고 유리방황하고 있는 우리를 긍휼히 여기셨고 우리의 배고픔을 알고 계신다는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마가복음 6장 34절,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그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인하여 불쌍히 여기사 이에 여러 가지로 가르치시더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666탈란트나 되는 금덩어리가 아닌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존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두렙돈 입니다.
다윗은 시편 51장 17절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하나님께서 흠향하시는 예물은 2만2천마리의 소가 아니라 자기의 죄를 깨닫고 찢겨진 채로 하나님 앞으로 나온 정직한 마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청하시는 것은 오직 정결한 마음뿐입니다. 양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내 몫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 부분은 하나님께 그저 편안하게 맡기면 되는 것입니다.
내 마음 역시 혼자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예수그리스도를 통해서 성령님과 함께 내 마음을 닦고 지켜내는 방법을 바로 이 책 안에 적어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열심히 읽고 믿음으로 따라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의 필요에 관해서는 하나님께서 먼저 아시고 현재의 나에게 가장 적절하고 완벽하게 유익한 양까지 우리 하늘아버지께서 알아서 채워주십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예수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위로의 말씀을 가지고 오늘 우리 눈에 보여지고 우리 귀에 들려지는 이 시대의 화려한 유혹들로부터 스스로의 마음을 지켜내고 하나님께만 시선을 고정하는 하루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