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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숭배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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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도톨 2019. 12. 30. 06:02

본문

[새벽 설교 본문]

열왕기상 13장

1. 보라 그 때에 하나님의 사람이 여호와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유다에서부터 벧엘에 이르니 마침 여로보암이 제단 곁에 서서 분향하는지라
By the word of the LORD a man of God came from Judah to Bethel, as Jeroboam was standing by the altar to make an offering.
2. 하나님의 사람이 제단을 향하여 여호와의 말씀으로 외쳐 이르되 제단아 제단아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다윗의 집에 요시야라 이름하는 아들을 낳으리니 그가 네 위에 분향하는 산당 제사장을 네 위에서 제물로 바칠 것이요 또 사람의 뼈를 네 위에서 사르리라 하셨느니라 하고
He cried out against the altar by the word of the LORD: "O altar, altar! This is what the LORD says: `A son named Josiah will be born to the house of David. On you he will sacrifice the priests of the high places who now make offerings here, and human bones will be burned on you."
3. 그 날에 그가 징조를 들어 이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징조라 제단이 갈라지며 그 위에 있는 재가 쏟아지리라 하매
That same day the man of God gave a sign: "This is the sign the LORD has declared: The altar will be split apart and the ashes on it will be poured out."
4. 여로보암 왕이 하나님의 사람이 벧엘에 있는 제단을 향하여 외쳐 말함을 들을 때에 제단에서 손을 펴며 그를 잡으라 하더라 그를 향하여 편 손이 말라 다시 거두지 못하며
When King Jeroboam heard what the man of God cried out against the altar at Bethel, he stretched out his hand from the altar and said, "Seize him!" But the hand he stretched out toward the man shriveled up, so that he could not pull it back.
5. 하나님의 사람이 여호와의 말씀으로 보인 징조대로 제단이 갈라지며 재가 제단에서 쏟아진지라
Also, the altar was split apart and its ashes poured out according to the sign given by the man of God by the word of the LORD.
6. 왕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말하여 이르되 청하건대 너는 나를 위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 은혜를 구하여 내 손이 다시 성하게 기도하라 하나님의 사람이 여호와께 은혜를 구하니 왕의 손이 다시 성하도록 전과 같이 되니라
Then the king said to the man of God, "Intercede with the LORD your God and pray for me that my hand may be restored." So the man of God interceded with the LORD, and the kings hand was restored and became as it was before.

[월요 새벽 설교 정성엽 전도사]

<우상 숭배의 결과>

여로보암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악했던 왕의 대명사와 같이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의 악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우상숭배의 터전을 국가적 차원에서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4달 정도 새벽 시간에 들여다 볼 열왕기상하서에는, 끊임없이 등장하게 되는 하나님에 대한 반역의 상징이 있는데, 바로 산당입니다. 산당은 ‘높은 곳’이란 뜻을 가진, 고대부터 가나안 지역에서 우상을 숭배하는 장소였는데, 가나안 정복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도 이곳에서 하나님께 제사 드리기도 하고, 우상숭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솔로몬도 말년에 부인들을 전도할 생각은 안하고, 오히려 부인전용 산당을 지어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로보암으로부터 시작되는 산당은 기존의 산당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여로보암은 북이스라엘 왕국의 남북으로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두 개의 도시에 각각 금송아지를 안치해 놓은 특별한 산당을 만듭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분열왕국시대 지도를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여로보암이 세운 금송아지의 도시는 빨강색으로 표시된 북이스라엘 북쪽 끝에 있는 단과, 남유다왕국과의 남쪽 경계도시에 해당하는 벧엘입니다.
특히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되는 벧엘은 예루살렘과 18Km, 우리교회에서 신촌정도 거리에 위치한 요충지였습니다. 여로보암은 새로이 일어난 북이스라엘의 양쪽 끝에 금송아지를 둔 산당을 짓고, 북이스라엘의 공식적인 예배처소로 선포함으로써, 예루살렘 성전을 보유한 남유다의 종교적 정통성에 맞서려 합니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의 어리석은 판단들로 인해서 북이스라엘 백성들의 민심은 여로보암에게 돌아섰지만, 하나님께서 인정해주신 예루살렘 성전이 가진 정통성은, 신생왕국의 왕이었던 여로보암에게 불안거리가 되었던 것입니다.
인간들의 정치역학적 측면에서야 여로보암의 이 불안한 심정과, 불안을 해결하려는 이 방법들은 이해도 되고 일견 합당해 보입니다. 그러나 여로보암이란 사람이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본다면 하나님께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여로보암은 사울왕이나 다윗왕처럼 선지자에 의해 지명받아 왕위에 오른 선택받은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아히야를 보내셔서 솔로몬의 패역을 징계할 도구로 여로보암을 세우셨고, 하나님의 말씀에 잘 순종한다면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베푸셨던 축복을 받을 기회까지 그에게 주셨습니다.
하나님에 의해서 왕으로 세움을 받은 그가, 예루살렘 성전을 향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향수와 경외심을 끊어버리고, 백성들의 관심을 오로지 자기에게로 돌리기 위해, 하나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역하는 금송아지를 세워둔 산당을, 만든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여로보암이 왜, 하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시는 일을 어리석게 행하였는지에 대한 단서가 담겨있습니다. 여로보암은 마치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 건축 후에, 장엄한 제사를 드렸던 것처럼, 새로운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때, 이름 없는 하나님의 사람이 나타나서, 한껏 잡은, 장엄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이 선지자는 여로보암이 만든 이 산당은,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하였으며, 훗날 다윗의 자손 요시아가 이 산당을 박멸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그리고 징조를 보이기 위해 제단이 갈라지라고 말을 하자, 여로보암은 손을 뻗어서 이 선지자를 잡으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여기서 한 가지 살펴볼 것은, 여로보암의 왕권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선지자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열왕기상 11장 40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선지자 아히야를 통해서 여로보암을 왕으로 세우셨다는 사실을 솔로몬이 알고 그를 죽이려 했던 것으로 보아, 당시에 여로보암이 선지자에 의해 왕으로 지목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많은 백성들이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여로보암이 비록, 솔로몬 왕에게 발탁될 정도로 능력이 출중했던 사람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어려운 계층이었던, 과부의 자식이었던 여로보암이, 왕의 재목으로까지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 있었던 배경은, 여로보암의 능력이 아닌, 선지자에 의한, 하나님의 선택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선지자에 의해 왕으로 세움을 받은 여로보암에게는 선지자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그가 하나님의 선지자를 잡으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남유다의 위협에 대적할 수 있는 방편으로 고심 끝에 만들어낸 산당의 권위가,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여로보암의 절박한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지자의 선포를 막기 위한 여로보암의 시도는 또 다른 하나님의 증거를 나타나게 합니다. 선지자를 향해 뻗은 손이 말라 굳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선지자의 말대로 제단이 갈라져서 재가 쏟아집니다.
이쯤 되면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것이 정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가관입니다. 여로보암은 오히려 선지자에게 너의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여 나의 팔을 낫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여로보암은 자신의 손을 굳게 하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하나님께서 낫게 해 주실 능력도 있으심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하나님이 왜 ‘나’의 하나님이 아니라 ‘너’의 하나님일까요?
이 표현은 성경에 등장하는 왕들 몇몇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출애굽 당시, 4번째 파리 재앙 때부터 바로는, 모세와 아론에게 ‘너희는 가서 이 땅에서 너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라’ 라고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또 포로소년 다니엘이 꿈풀이를 해내자 바벨론제국의 왕 느부갓네살은 소년 다니엘에게 엎드려 절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하나님은 참으로 모든 신들의 신이시오 모든 왕의 주재시로다’.
그리고 다니엘을 사자굴에 넣은 메디아 제국의 왕 다리오는, 다음 날 아침에 다니엘에게 달려가서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종 다니엘아 네가 항상 섬기는 네 하나님이 사자들에게서 능히 너를 구원하셨느냐’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한 왕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하기는 하는데, 자신의 하나님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국가적인 신들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이미 자신을 보호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강력한 신을 모시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로보암 역시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한 다른 제국의 왕들처럼 하나님은 그저 남이었습니다. 자신을 왕으로까지 만들어 주신 하나님이었지만 여로보암의 마음은 하나님에게 열려있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하나님의 능력을 이용할 생각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보내셔서 여로보암이 만든 산당과 거기서 하는 제사를 싫어하신다는 메시지와 이적을 보이셨음에도 여로보암의 관심은 끝까지 자기뿐입니다. 하나님의 저주로 인해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제단이 무너지고 있는 와중에도 여로보암이 선지자에게 요청한 것은 ‘너는 나를 위하여 너의 하나님께 나의 손이 다시 성하게 하라’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무뢰하고 뻔뻔한 요청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여로보암의 이 요청을 들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요청에 대한 수락이 하나님의 은혜였을까요? 여로보암의 육신이 나은 것이 하나님께서 여로보암을 사랑하고 계신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차라리 이때 왕의 자리에서 내려버리시고, 여로보암이 하나님과의 관계 안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징계하시는 것이 사랑이요, 은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의 어처구니없는 요청을 들어주시면서, 그와의 관계는 끝내버리십니다. 여로보암은, 멀쩡한 두 손을 가진 채로, 하나님의 임재영역 밖으로 쫓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약 300년 후, 성전 깊숙이 묻혀있던 하나님의 율법책을 발견한 스물 여섯살의 청년 요시아는 하나님의 말씀에 경도되어 분연히 일어나, 여로보암이 세운 벧엘의 산당뿐 아니라 이스라엘 전역의 산당들을 헐고 불살라버리면서 오늘 본문에 나온 예언을 성취하게 됩니다.

오늘 함께 살펴본 여로보암은 성경에서도 특별히 나쁜 인간들의 표본으로 제시하고 있긴합니다.
그러나 말씀의 조명을 받아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로보암의 실패 가운데서 우리들의 실패도 살필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패역했던 여로보암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아버지의 말씀과 하나님의 뜻에 무심하고, 나의 육신의 유익을 더 우선에 두었던, 하나님 앞에 무뢰하고 파렴치했던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어서, 좋으신 하늘아버지 앞에 정직하게 고백하고, 평안을 얻으시는 우리 모두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늘아버지의 임재영역 안에서 하늘아버지와 맺어가는 새로운 생명의 관계를 충만히 체험하는 하루가 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