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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왕 오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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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도톨 2020. 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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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설교 본문]

열왕기상 16장

21. ○그 때에 이스라엘 백성이 둘로 나뉘어 그 절반은 기낫의 아들 디브니를 따라 그를 왕으로 삼으려 하고 그 절반은 오므리를 따랐더니
Then the people of Israel were split into two factions; half supported Tibni son of Ginath for king, and the other half supported Omri.
22. 오므리를 따른 백성이 기낫의 아들 디브니를 따른 백성을 이긴지라 디브니가 죽으매 오므리가 왕이 되니라
But Omris followers proved stronger than those of Tibni son of Ginath. So Tibni died and Omri became king.
23. 유다의 아사 왕 제삼십일년에 오므리가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십이 년 동안 왕위에 있으며 디르사에서 육 년 동안 다스리니라
In the thirty-first year of Asa king of Judah, Omri became king of Israel, and he reigned twelve years, six of them in Tirzah.
24. 그가 은 두 달란트로 세멜에게서 사마리아 산을 사고 그 산 위에 성읍을 건축하고 그 건축한 성읍 이름을 그 산 주인이었던 세멜의 이름을 따라 사마리아라 일컬었더라
He bought the hill of Samaria from Shemer for two talents of silver and built a city on the hill, calling it Samaria, after Shemer, the name of the former owner of the hill.
25. 오므리가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되 그 전의 모든 사람보다 더욱 악하게 행하여
But Omri did evil in the eyes of the LORD and sinned more than all those before him.
26.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모든 길로 행하며 그가 이스라엘에게 죄를 범하게 한 그 죄 중에 행하여 그들의 헛된 것들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였더라
He walked in all the ways of Jeroboam son of Nebat and in his sin, which he had caused Israel to commit, so that they provoked the LORD, the God of Israel, to anger by their worthless idols.

[토요 새벽 설교 정성엽 전도사]

<악한 왕 오므리>
 
금주 들어 우리들은 여로보암 이후 계속되는 북이스라엘의 혼돈시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번 남유다왕국의 연대기표에 이어서 북이스라엘 왕국의 연대기표를 가볍게 살펴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북이스라엘은 약 210년간 열아홉명의 왕이 재위하였고, 놀랍게도 열아홉명 전원이 악한 왕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나마 선지자 엘리사를 통해 내려진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북이스라엘의 바알숭배자들을 멸절시킨 예후가, 하나님께 칭찬을 받았지만 그 역시 전심으로 하나님의 율법을 지켜 행하지는 않았다고 열왕기하 11장 31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남유다왕국의 왕들이 모두 다윗의 혈통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왕조로 존속하였던 것과 대비하여, 북이스라엘은 그야말로 복마전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왕위승계는 열차례에 불과하며, 여덟명의 왕들은 전대 왕과 전대 왕의 가문까지 도륙을 내고 왕위를 직접 차지한 반역자 출신들이었습니다. 안정적으로 삼대 이상 혈통승계에 성공한 왕조는 오늘 본문에 나온 오므리 왕조와 예후왕조 단 둘에 불과합니다.

북이스라엘 왕들은 전대 왕, 또는 전대 왕조가 하나님 앞에 저지른 범죄를 징계하기 위한 도구로 하나님께서 사용하셔서 왕위에 오르지만, 왕위에 오른 후에는 그 자신이 전대 왕들의 범죄를 답습하거나 그보다 더 큰 죄를 지어 하나님의 징계로 멸망하게 되는 패턴을 보여줍니다. 북이스라엘의 시조 여로보암은 솔로몬의 죄를 징계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셨는데 그 스스로가 북이스라엘을 우상의 소굴로 만드는 죄를 범하여 하나님께서는 그 왕조를 2대로 마감시켜버리십니다. 선지자 아히야의 예언대로 여로보암의 가문을 전멸시킨 바아사 역시 하나님께서 자신을 징계의 도구로 들어 사용하신 것을 잊어버리고 오히려 여로보암의 길로 행하여 이스라엘을 범죄하게 하여서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게 됩니다.
바아사 왕조는 선지자 예후의 예언대로 신하 시므리의 반역으로 인해 멸망합니다. 바아사를 심판하는 도구로 사용된, 어제 살펴본 시므리는, 왕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단 7일의 재위기간만에 하나님의 분노를 사서 멸망하게 되는데, 이 시므리를 멸망시킨 사람은 바로 오늘 본문의 주인공 오므리입니다. 북이스라엘의 군대장관 출신인 그는 사대에 걸쳐 사십여년간을 유지한 북이스라엘 최초의 왕조다운 왕조인 오므리 왕조를 창업한 인물입니다.
오므리 왕조의 위세를 등에 업고 그의 손녀인 아달랴는 남유다왕국의 여호람 왕에게 시집을 가서 남유다왕국의 혼란을 틈타서 스스로 여왕이 되어서 육년간 남유다를 악의 도가니에 밀어넣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약 2달간에 걸쳐 새벽에 오므리 왕조에 속하는 4명의 왕들과 오므리 왕조를 멸망시킨 예후에 이르기까지의 약 40년간의 역사를 살펴보게 됩니다. 아합과 이세벨과 같은 악인들이 지배한 컴컴한 오므리 왕조의 역사지만, 성경은 그 역사를 이끌어 간 사람들이 오므리 왕조의 왕들이 아닌 빛의 사람 엘리야와 엘리사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두 달간 오므리 왕조의 역사를 살피면서, 악이 지배했던 어둠의 역사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진리의 등불을 이어가시기 위해 사용하셨던 사람들과 사건들이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순간들과의 만남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살아내야 하는 이 어두운 세상 가운데서 빛과 어둠을 분별해내는 지혜를 얻고, 성령님께서 조명해 주시는 빛의 길을 따라서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어 볼 수 있는 멋진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성경에서 오므리는 엘리야와 갈멜산 대결을 펼쳤던 희대의 악인이자 악한 왕의 대명사와 같은 아합왕의 아버지로 유명한 왕입니다. 하지만 성경 외적인 사료들에 의하면 오므리는 나라를 안정시키고 부강하게 만드는 많은 업적을 남긴 강력하고 위대한 왕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대 중동지방에 세워진 모압왕 메사의 비문, 그리고 훗날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앗시리아 제국의 살만에셀3세의 비문에서도 오므리는 북이스라엘의 강성함을 상징하는 왕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므리가 왕위에 올랐을 당시 북이스라엘은 1년 동안 왕이 3차례 바뀌고 백성들이 두 쪽으로 나뉘어져 내전까지 벌인,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태였습니다. 오므리는 혼란에 빠진 북이스라엘을 대규모 건축과 활발한 무역과 외교, 그리고 법령체계의 정비를 통해서 중흥시키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사마리아는 바로 오므리의 작품인데요, 그가 건축한 사마리아는 160년간 왕국의 수도로 기능하였고, 당대 최강국 앗시리아 군대를 3년이나 막아낼만큼 잘 건축된 천혜의 요새였습니다. 오므리의 아들 아합 때에는 상아로 만든 궁전이 있었으며, 아모스 선지자가 사마리아 거주민들의 사치를 비난할 정도로 번성한 도시가 됩니다. 또한 오므리는 왕세자인 아합을 해상무역국가인 시돈의 공주 이세벨과 결혼시킴으로 솔로몬 시대의 부의 원천이었던 중개무역 루트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모압을 힘으로 제압하여 막대한 양의 공물을 받게 됩니다.
또한 미가서 6장 16절에는 오므리의 율례라는 법령이 언급되는데, 이는 성서 외 문헌에서도 발견되는 법령으로 종교적 율법에 국한된 것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법령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오므리 때부터 북이스라엘은 본격적으로 정치 경제 문화 종교적으로 완전하게 독립된 중앙집권형 국가로서의 법령체계를 갖추게 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오므리는 자신의 능력으로 북이스라엘에게 솔로몬 시대와 비견되는 번영의 기틀을 가져다주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본문은 오므리가 여호와 앞에서 앞선 다섯 왕보다 더욱 악하게 행하였다고 단호하게 평가합니다. 북이스라엘 창업 이래 가장 큰 정치 경제적 중흥을 이끌어낸 그이지만 오히려 앞선 다섯 명의 왕들보다 더 큰 혹평을 받습니다. 오므리는 또한 헛된 것들로 하나님을 노하시게 하였다고 하는데 이 때 헛된 것은 ‘무가치한 우상’ 또는 ‘그들의 우상’을 뜻합니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이루어낸 업적은 그 업적의 크기가 클수록 죄의 깊이도 더하게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북이스라엘은 오므리 시대에 이르러 수도의 건축, 막대한 부의 축적, 법령체제구축을 통해서 강성한 국가의 기틀을 잡아가기 시작했으나, 그 강성함의 이면에는 하나님의 흔적들을 다른 매혹적인 것들로 대체하는 작업이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 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억은, 강력하고 안전한 바알의 도시 사마리아의 건축으로 인해 급속도로 지워지게 됩니다. 광야에서 만나로 이스라엘을 먹이시던 공급자 여호와 하나님의 자리는 물질적 풍요와 함께 들어온 풍요의 여신 아세라가 대체하게 됩니다.
오므리가 제정한 율례가, 하나님께서 직접 적어 주신 모세의 율법을 대체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희미하게나마 남아있었던 하나님께서 직접 통치하시는 신정국가를 향한 향수는, 능력 있는 왕이 다스리는 강력한 왕정국가를 향한 꿈으로 바뀌게 됩니다. 오므리 때를 기준으로 북이스라엘에서는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하나님에 관한 기억과 흔적이 급속도로 지워지게 됩니다. 하나님에 대한 기억을 지워가면서, 물질적 풍요와 인간의 손으로 이루어내는 국가를 향한 비전으로 흥청거리고 있었던 이스라엘 위로, 하나님의 심판이 곧 쏟아질 법도 한데, 하나님께서는 노하시기만 할 뿐 이 패역한 오므리의 왕조를 4대까지 유지시켜 주십니다.

하나님의 인내는 가이 잴 수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왕정제도로 가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어떤 패역의 결과로 나타날 것을 하나님께서는 미리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 무지하고 잔인한 요구를 참아주시고 허용해주시고, 그들이 패역의 길 위에서도 하나님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위해 더 참으시고, 또 참아주셨던 하늘 아버지의 마음.
이 하늘 아버지의 인내는 오늘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
오므리를 참아주셨던 우리 하늘아버지께서는 오늘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우리들도 참아주십니다.
어떤 상황에 처해있더라도 하나님께서 회복시켜 주실 줄 믿고 소망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내가 간절한 마음으로 하늘아버지를 찾기만 하면 좋으신 하늘 아버지는 나의 허물과 더러움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 걸어 주십니다.
우리가 숨쉬고 있는 이 순간의 의미는 이 기회가 여전히 우리에게 허용되고 있다는 축복의 증거입니다.
오므리는 실패했지만 오늘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을 하나님으로만 채우고, 풍요의 여신이 아닌 만나의 하나님과 동행하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이 땅의 하루를 또 한 번 살아내는 복된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