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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달리야의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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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도톨 2020. 5. 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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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설교 본문]

열왕기하 25장

22. ○유다 땅에 머물러 있는 백성은 곧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남긴 자라 왕이 사반의 손자 아히감의 아들 그달리야가 관할하게 하였더라
Nebuchadnezzar king of Babylon appointed Gedaliah son of Ahikam, the son of Shaphan, to be over the people he had left behind in Judah.
23. 모든 군대 지휘관과 그를 따르는 자가 바벨론 왕이 그달리야를 지도자로 삼았다 함을 듣고 이에 느다니야의 아들 이스마엘과 가레아의 아들 요하난과 느도바 사람 단후멧의 아들 스라야와 마아가 사람의 아들 야아사니야와 그를 따르는 사람이 모두 미스바로 가서 그달리야에게 나아가매
When all the army officers and their men heard that the king of Babylon had appointed Gedaliah as governor, they came to Gedaliah at Mizpah -- Ishmael son of Nethaniah, Johanan son of Kareah, Seraiah son of Tanhumeth the Netophathite, Jaazaniah the son of the Maacathite, and their men.
24. 그달리야가 그들과 그를 따르는 군사들에게 맹세하여 이르되 너희는 갈대아 인을 섬기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이 땅에 살며 바벨론 왕을 섬기라 그리하면 너희가 평안하리라 하니라
Gedaliah took an oath to reassure them and their men. "Do not be afraid of the Babylonian officials," he said. "Settle down in the land and serve the king of Babylon, and it will go well with you."
25. 칠월에 왕족 엘리사마의 손자 느다니야의 아들 이스마엘이 부하 열 명을 거느리고 와서 그달리야를 쳐서 죽이고 또 그와 함께 미스바에 있는 유다 사람과 갈대아 사람을 죽인지라
In the seventh month, however, Ishmael son of Nethaniah, the son of Elishama, who was of royal blood, came with ten men and assassinated Gedaliah and also the men of Judah and the Babylonians who were with him at Mizpah.
26. 노소를 막론하고 백성과 군대 장관들이 다 일어나서 애굽으로 갔으니 이는 갈대아 사람을 두려워함이었더라
At this, all the people from the least to the greatest, together with the army officers, fled to Egypt for fear of the Babylonians.

[금요 새벽설교 정성엽 전도사]

<그달리야의 통치>

오늘 본문의 배경 설명을 위해서는 예레미야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요시야왕 때부터 유다의 멸망까지 40여년간 활동한 선지자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유다가 바벨론에게 멸망당할 것을 미리 알려주시고 그에 따른 생존지침까지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레미야 27장 8절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을 섬기지 아니하며 그 목으로 바벨론의 왕의 멍에를 메지 아니하는 백성과 나라는 내가 그들이 멸망하기까지 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그 민족을 벌하리라>,
<5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6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
7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10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바벨론에서 칠십 년이 차면 내가 너희를 돌보고 나의 선한 말을 너희에게 성취하여 너희를 이 곳으로 돌아오게 하리라
11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멸망의 목전에서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 선지자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 길을 제시해 주시는데, 뜻밖에도 바벨론에게 복종하고 바벨론에서 평안하게 살면서 번성하라, 더 나가서 바벨론의 평안을 위해서 기도까지 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라고 하시는데, 이는 하나님은 바벨론 보다 크고 강하시다는 뜻입니다.
도무지 틈도 없어 보이는 강대한 바벨론 역시 하나님의 도구일 뿐이란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예레미야를 통해 전해진 하나님의 지침을 따르는 새로운 공동체가 무너진 유대땅에서 일어납니다.

바벨론의 시위대장 느부사라단은 유다땅을 폐허로 만들고 유다사회의 핵심적인 사람들은 처형시키거나 바벨론으로 이주시켜 .버리고 아무 소유가 없는 빈민만을 유다 땅에 남겨 포도원을 경작하게 둡니다. 그리고 그들의 책임자로 사반의 손자이며 아히감의 아들 그달리야를 총독으로 임명합니다. 그달리야는 당시 유대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지녔던 인물로 보여집니다.
그의 조부인 사반과 부친 아히감은 요시야 왕 때부터 왕의 최측근으로 활약한 인물로 율법서를 발견한 요시야가 그 해석을 물어오도록 시킨 5명 중에 2명이 그달리야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였습니다.
또 그달리야의 아버지 아히감은 예레미야를 죽음으로부터 구해주기도 하였습니다.
예레미야 26장에서 유다의 회개를 촉구하는 예레미야를 부패한 고위 성직자 무리들이 죽이려하자 <24 사반의 아들 아히감의 손이 예레미야를 도와주어 그를 백성의 손에 내어 주지 아니하여 죽이지 못하게 하니라>

그달리야의 가문은 요시야의 종교개혁을 도왔던 할아버지 사반 때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전통이 확고한 집안이었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받드는 예레미야를 알아보고 그를 보호해준 친구였습니다.
이제 예레미야를 통해 바벨론과 반목하지 말고, 시대의 흐름을 따르면서 하나님만 의지하고,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라는 말씀을 한번 실천해 볼, 최고의 리더 그달리야가 폐허가 된 유다 땅 미스바에서 일어납니다.
예레미야 40장에는 <12 모든 유다 사람이 쫓겨났던 각처에서 돌아와 유다 땅 미스바에 사는 그다랴에게 이르러 포도주와 여름 과일을 심히 많이 모으니라>
폐허가 된 유다 땅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솟아납니다.

그러나 그달리야는 허무하게도 고작 2달만에 바벨론을 대적하던 암몬 왕 바알의 사주를 받은 이스마엘에게 살해를 당합니다.
이스마엘은 그달리야를 죽이면서 미스바에 있는 바벨론 군사들까지 살해한 후 백성들을 납치하여 암몬으로 도주하고 남은 백성들의 수장격인 요하난은 이스마엘을 쫓아가서 납치된 백성들을 구해냅니다.
그러나 요하난과 유다백성들은 바벨론의 보복을 두려워하여 애굽으로 도피하기 위해 길을 잡습니다.

이들은 도피길을 나서면서 예레미야를 찾아가 그들의 다음 행보에 관해서 하나님께 묻고 그 지시에 절대 순종하겠다고 합니다. 예레미야 42장 <5 그들이 예레미야에게 이르되 우리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당신을 보내사 우리에게 이르시는 모든 말씀대로 행하리이다 여호와께서는 우리 가운데에 진실하고 성실한 증인이 되시옵소서 6 우리가 당신을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보냄은 그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좋든지 좋지 않든지를 막론하고 순종하려 함이라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목소리를 순종하면 우리에게 복이 있으리이다 하니라>

그러나 막상 하나님께서는 애굽으로 가지 말고 바벨론 왕에게 자비를 구하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너희가 두려워하는 바벨론의 왕을 겁내지 말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어 너희를 구원하며 그의 손에서 너희를 건지리니 두려워하지 말라>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순종할 것처럼 보였던 요하난과 유대백성들은 돌변합니다.
예레미야 43장 <2 호사야의 아들 아사랴와 가레아의 아들 요하난과 모든 오만한 자가 예레미야에게 말하기를 네가 거짓을 말하는도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는 애굽에서 살려고 그리로 가지 말라고 너를 보내어 말하게 하지 아니하셨느니라
3 이는 네리야의 아들 바룩이 너를 부추겨서 우리를 대적하여 갈대아 사람의 손에 넘겨 죽이며 바벨론으로 붙잡아가게 하려 함이라
4 이에 가레아의 아들 요하난과 모든 군 지휘관과 모든 백성이 유다 땅에 살라 하시는 여호와의 목소리를 순종하지 아니하고>

애굽으로 길을 잡았던 유다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을 잔혹하게 멸망시킨 바벨론의 자비를 구하기보다는 바벨론에 대항하는 애굽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판단과 하나님의 말씀이 부합하지 않자 하나님의 말씀을 정면으로 거부합니다.

사실 이들은 애당초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마음자세가 되어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저 자신들의 불안한 길에 안도감을 줄 수 있는 어떤 신탁이나 가호 같은 것을 원했던 것입니다.
자신의 감각과 경험이 경고하는 두려움을 피해 도망치려는 본능을 따르는데, 방해가 된다면, 하나님 앞에서 한 약속도 손쉽게 뒤집어 버립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뜻과 하나님의 뜻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자 이제 이들의 본심이 나옵니다.
<16 네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하는 말을 우리가 듣지 아니하고
17 우리 입에서 낸 모든 말을 반드시 실행하여 우리가 본래 하던 것 곧 우리와 우리 선조와 우리 왕들과 우리 고관들이 유다 성읍들과 예루살렘 거리에서 하던 대로 하늘의 여왕에게 분향하고 그 앞에 전제를 드리리라 그 때에는 우리가 먹을 것이 풍부하며 복을 받고 재난을 당하지 아니하였더니>

우상을 따른 이유로 처참하게 온 나라가 도륙당하고 패망한 것이 바로 두어달 전임에도 이런 엉터리 거짓기억을 떠올립니다.
이 모습은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과 겹칩니다.
<5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6 이제는 우리의 기력이 다하여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 것도 없도다 하니>
출애굽 직후 광야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했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실제 애굽에서의 삶은 어땠었을까요? <바로가 그의 모든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아들이 태어나거든 너희는 그를 나일 강에 던지고>
그야말로 헛소리였
습니다.
황량한 광야가 가시적으로 주는 두려움 앞에서 하나님을 잊고 불과 몇 달 전까지 사람대우도 못 받고 자녀의 목숨을 헛되이 잃을까 전전긍긍하던 애굽의 참혹한 노예의 자리를 그리워합니다.
옛 이스라엘 백성들만 이렇겠습니까?

우리들의 기억 구조는 이렇게 불완전합니다. 자신의 유익에 따라, 혹은 감각적으로 느껴지는 위협을 피하기 위해 우리의 기억은 손쉽게 왜곡됩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매순간, 범사에 하나님을 기억하려 필사적으로 애쓰지 않는 한 사탄은 우리의 기억을 왜곡시켜서 세상이 주는 두려움과, 세상이 줄. 것. 같.아. 보.이.는. 달콤함으로 우리의 시선을 돌립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건져주심으로 시작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는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며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보라 내가 내 종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을 불러오리니 그가 그의 왕좌를 내가 감추게 한 이 돌들 위에 놓고 또 그 화려한 큰 장막을 그 위에 치리라
11 그가 와서 애굽 땅을 치고 죽일 자는 죽이고 사로잡을 자는 사로잡고 칼로 칠 자는 칼로 칠 것이라>
불과 10여년 후 애굽은 느부갓네살에게 멸망당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언제나 당신을 “애굽에서 너희를 건져낸 하나님”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건져주신 곳으로는 결단코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됩니다.

이스라엘을 남북으로 분열시킨 솔로몬이 왕위에 오르자마자 한 일이 애굽 왕의 사위가 된 것입니다.
당대 최강국 애굽의 사위가 된 것은 뛰어난 외교적 처세술이자 왕국의 번영을 위한 큰 발걸음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이 성전을 도배했던 엄청났던 황금들은 그의 아들 르호보암 때 애굽왕이 예루살렘을 침략하여 다 벗겨 가버립니다.
애굽과의 교류는 항상 그럴듯해보였지만 언제나 이스라엘을 진창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북왕국은 마지막 왕 호세아가 애굽과 연맹하여 앗수르에 대항하다 멸망을 당합니다.
남왕국 역시 마지막 왕 3명이 애굽을 의지해 바벨론에 대항하다 멸망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등지고 다시 애굽으로 향하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자취를 보게 됩니다.

낯설고 무서워 보이는 새로운 바벨론제국에 비해, 비록 어두운 기억이지만 익숙한 이웃이었던 애굽은 얼핏 더 편안해 보입니다.
그러나 육신의 눈으로 아무리 그럴듯해 보일지라도 하나님께서 친히 건져주신 어둠의 자리로 다시 향해서는 안 됩니다.
이사야 31:1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가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그들은 말을 의지하며 병거의 많음과 마병의 심히 강함을 의지하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앙모하지 아니하며 여호와를 구하지 아니하나니> 이렇듯 성경에서 애굽은 하나님을 잊게 하고 하나님 대신에 의지할 대상으로 그럴듯해 보이는 이 세상을 의미합니다.

유다의 마지막 성군 요시아 왕은 이 애굽과 맞서 싸우다 죽임을 당합니다.
육신의 눈으로는 허무해 보이는 비참한 말로이지만 예레미야를 통해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에 마지막 순간까지 순종한 것입니다.
예레미야 46장 <27 내 종 야곱아 두려워하지 말라 이스라엘아 놀라지 말라 보라 내가 너를 먼 곳에서 구원하며 네 자손을 포로된 땅에서 구원하리니 야곱이 돌아와서 평안하며 걱정 없이 살게 될 것이라>
눈앞의 상황이 아무리 두려워 보여도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을 쉬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은, 지금도 살아계셔서 곁에 계신 하나님과 나의, 구체적인 관계 속에서의 기억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행해주셨던 구체적인 사건들을 기억해내고, 하나님께서 오늘 내게 주실 화평과 평안의 약속을 머리와 마음에, 새기고 또 새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오늘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나를 애굽에서 건져올려 주셨던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나를 건지실 줄을 확신하시고 상황과 사람을 넘어 나를 위해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고 기대하시는 기쁜 하루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